변할 듯 변하지 않는 ‘사립 대학 미화직 노동 구조’

2025.11.29
원우형 기자

  • 서울여대, 아주대, 동국대 청소노동자 투쟁으로 알아본 사립 대학 청소노동자 노동 구조
  • 원청-하청 구조에서 형식적 직고용까지 이어지는 노동 문제 반복

뉴스나이트3.0의 이전 기사에서 다룬 동국대학교(이하 동국대)를 비롯해 여러 대학에서 청소노동자 투쟁이 이루어지고 있다. 서울여자대학교(이하 서울여대) 일부 청소노동자는 지난 7월부터 현재까지 투쟁을 이어가고 있으며, 아주대학교(이하 아주대) 역시 용역업체와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기사에서는 세 개 대학 청소노동자 투쟁을 취재해 대학 청소노동자 노동 구조를 조망했다.

서울여대 청소노동자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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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여대 청소노동자 7개월 투쟁 흐름

서울여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이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청소노동자들은 2025년 4월부터 5월까지 서울여대에 면담을 요청했다. 이들은 (1) 시간제 근무자 제한 (2) 출근 시간 조정 (3) 휴게 시설과 샤워 시설 확충 등을 요구했으나 답변이 없자 7월 학교를 규탄하는 현수막을 게시했다. 이어 지난 6일, 서울여대 ‘태가BM 퇴출 요구 투쟁 선포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들은 청소 용역 업체인 ‘태가BM’과의 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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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가BM, 8년에 걸친 노조 파괴 의혹과 유죄 판결

‘태가BM’은 2024년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에서 노조 파괴로 유죄가 인정된 바 있다.( 사건번호: 2021고단640 ) 고려대학교 의료원, 안암, 구로 병원의 노동자들도 노조 탄압과 수의계약을 이유로 태가BM 퇴출을 요구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는 서울여대 총무인사팀에 청소용역업체 입찰에 태가BM을 배제하는 확약서 작성을 요구했으나 이를 거부했다.

아주대 청소노동자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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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단체협약, 핵심 합의 내용

아주대 청소노동자의 경우, 2024년부터 명지대학교(이하 명지대), 용인대학교(이하 용인대) 청소노동자와 함께 집단교섭을 진행했다. 이들은 (1) 단합대회 비용 인상, (2) 식대 인상, (3) 생일 축하금, (4) 생활 임금 보장을 요구하며 9차례 교섭을 거쳤다. 하지만 같은 해 10월 8일 교섭이 결렬되어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2024년 말, 아주대, 명지대, 용인대는 위의 요구사항에 세 개의 추가 합의 내용을 더해 단체 협약을 마친 상태다.

동국대 청소노동자 투쟁

동국대 청소노동자들은 11월 27일 동국대학교 서울캠퍼스 본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날 집회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지역본부(이하 민주노총 서울본부) 소속 지회와 정의당 권영국 대표가 참석했다.

동국대 청소노동자들은 2019년 투쟁을 통해 직고용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직고용 계약의 영향으로 2019년 이후 입사자는 동국대 사무 직원들과 같은 정년이 적용된다. 현재 투쟁중인 민주노총 소속 청소노동자 뿐만 아니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서울지역본부 동국대지회 역시 2025년 교섭에서 정년 연장을 요구했다. 동국대학교는 용역계약으로 재전환하여 정년을 연장하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두 노조 모두 “정규직은 유지해야 한다”며 강경히 거부했다. 동국대학교 민주노총 소속 청소노동자들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은 뉴스나이트의 지난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청소노동자 노동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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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청소노동자 투쟁 한눈에 보기

서울여대, 아주대, 동국대 청소노동자 투쟁은 사립대학 청소노동자 노동 구조를 보여주는 단편적인 예시다. 세 학교 모두 고용과 계약 형태, 노동 환경은 다르지만 문제의 구조는 유사하다. 원청-하청의 용역 구조, 형식적 직고용이 순환한다.

① 원청-하청 용역 구조 – 고용 불안정과 노동 환경 보장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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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청 구조의 기본 메커니즘

서울여대와 아주대는 용역 계약 형태로 운영되어, 원청-하청 구조의 노동 환경과 고용 불안정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대학 청소노동자 투쟁의 가장 보편적인 이유다. 서울여대와 아주대 청소노동자들은 편의시설 개선,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을 요구했다. 노동자가 요구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사안이다. 대한민국에서, 국립 대학을 제외한 대다수의 사립 대학이 용역 계약으로 청소노동자를 채용한다.

② 형식적 직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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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식적 직고용

반면 동국대학교는 원청-하청 문제가 전부가 아님을 보여준다. 동국대학교 총무처는 “학교의 정직원이니 다른 정직원과 같은 정년을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시에 청소노동자들에게 “다시 하청업체 소속으로 계약을 진행하면 정년을 71세로 늘려주겠다”고 제안했다. 2019년 동국대학교 청소노동자 투쟁을 통해 전환된 직고용 체제를 다시 용역 계약으로 전환하려는 신호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동국대학교와 유사한 충남대학교의 사례에 대해 2024년 10월 ‘국립대학의 미화직 근로자 정년 차등 적용에 따른 차별(사건번호: 24진정0389700)’에서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인권위는 “60세 정년 이후 연금 수급까지 공백 기간이 발생하여 생계에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고,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회원국들의 노인 빈곤율을 공개한 2009년 이후 해마다 우리나라가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판결했다. 더불어 2019년 대법원에서 육체노동자의 정년을 65세로 판결함에 따라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이후 신규 채용한 미화직 근로자의 정년을 정규직(직접 고용) 전환 미화직 근로자의 정년과 동일하게 65세로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문제적 노동 구조, 어떻게 변화할까

서울여대와 아주대 청소노동자 사례에서 알 수 있듯 하청 계약 노동 구조는 기본적으로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사립 대학은 인건비를 줄이는 동시에 최대한의 인력을 필요로 한다. 용역 업체는 대학교와의 계약을 따내기 위해 노동자에게 불리한 조건을 제시할 수 밖에 없고, 노동자는 원청과 직접 교섭이 어렵기에 열악한 노동 환경과 고용 불안정이 지속된다. 동국대학교 청소노동자의 경우처럼, 직접 고용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형식적 직접 고용은 짧은 정년으로 인한 소득 공백으로 이어지며, 촉탁직 계약으로 전환되어 불안정한 고용 형태가 이어진다. 이는 결과적으로 용역 계약 재전환을 위한 논거가 된다.

최근 노란봉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정부 공약인 ‘정년 65세’가 추진되는 듯 하다.
대학 청소노동자 노동 구조는 어떻게 변화할까.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뉴스나이트3.0 원우형 기자
취재: 원우형, 박준원, 김인서 기자
연출: 정다연, 정현욱, 최은서 PD